인테리어 견적서를 처음 받아보면 대부분 이렇게 반응합니다. “이게 싼 건가요, 비싼 건가요?” 십수 년 시공 일을 하면서 견적서 때문에 분쟁이 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분쟁의 대부분은 금액이 아니라 견적서에 안 적혀 있던 것에서 시작됩니다. 계약 전에 이것만 확인해도 큰 사고는 막을 수 있습니다.
1. ‘일식’이라는 단어를 조심하세요
견적서에 “철거 일식 300만 원”처럼 일식(一式)으로 뭉뚱그려 적혀 있으면 나중에 “그건 포함 아니었다”는 말이 나오기 쉽습니다. 철거라면 어디를 얼마나 철거하는지, 폐기물 처리비가 포함인지까지 풀어서 적어달라고 요청하세요. 정상적인 업체라면 싫어하지 않습니다.
2. 자재는 ‘브랜드·모델명’까지
“강마루 시공”이 아니라 “OO 브랜드 OO 제품 시공”이어야 합니다. 같은 강마루라도 등급에 따라 평당 단가가 두 배 가까이 차이 납니다. 견적서에 모델명이 없으면, 시공 당일 가장 저렴한 자재가 들어와도 항의할 근거가 없습니다.
3. 공과잡비·경비 항목 확인
견적 끝부분의 “공과잡비”, “현장경비”, “기업이윤” 항목은 업체마다 넣는 방식이 다릅니다. 이 항목이 전체의 10%를 넘으면 내역을 물어보세요. 반대로 아예 없다면 다른 항목에 녹아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나쁜 게 아니라, 어디에 얼마가 들어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별도 공사 목록을 요구하세요
“견적 외 별도”가 어디까지인지 계약 전에 목록으로 받아두세요. 흔한 별도 항목: 에어컨 이설, 도시가스 철거·재연결, 폐기물 추가, 방충망, 실리콘 마감 범위. 이걸 안 정하고 시작하면 공사 중반에 추가금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5. 총액보다 ‘단위’를 보세요
- 평(3.3㎡)당인지 ㎡당인지 — 숫자가 3배 차이 납니다
- 도배는 ‘초배 포함’ 여부
- 타일은 ‘철거 후 재시공’인지 ‘덧방’인지
- 목공은 인건비×일수인지 자재 포함인지
6. 너무 싼 견적이 제일 비쌉니다
여러 곳에서 견적을 받으면 유독 20~30% 싼 곳이 나옵니다. 그 차액은 대부분 공사 중 추가금, 자재 등급 하락, 하자보수 잠적으로 돌아옵니다. 견적 비교의 목적은 최저가 찾기가 아니라 정직하게 쓴 견적서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견적서 이전 단계, 업체를 고를 때 던져야 할 질문을 다룹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견적은 몇 군데서 받는 게 좋나요?
세 곳을 권합니다. 그 이상은 오히려 비교 기준이 흐려집니다. 중요한 건 세 곳에 같은 조건(공사 범위·자재 수준)을 주고 받는 것입니다.
Q. 방문 실측 없이 견적서만 보내주는 업체는 어떤가요?
실측 없는 견적은 착공 후 숫자가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방문 실측을 거친 견적만 비교 대상으로 삼으세요.
Q. 실물 견적서로 보는 심화 내용도 있나요?
실제 견적서 3장을 항목 단위로 해부하는 심화편을 전자책으로 준비 중입니다. 출간 소식은 문의하기에서 신청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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